큐티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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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7(금) 승리는 전투의 기술이 아니라 붙들림의 구조입니다, 출애굽기 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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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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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7;11-13

11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

12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13   여호수아가 칼날로 아말렉과 그 백성을 쳐서 무찌르니라

 

 

출애굽기 17장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광야 여정 가운데 처음으로 경험하는 전쟁의 기록입니다.

아말렉과의 전투는 가나안 정복 전쟁이 아니라, 

아직 정착도 조직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광야 한가운데의 첫 번째 전쟁입니다.

이스라엘은 막 출애굽한 노예 공동체이고 

전쟁 경험도, 체계적인 군사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전투는 이스라엘의 전투 능력을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광야에서 자신의 백성을 어떻게 지키시고 이끄시는지를 배우게 하시는 자리입니다.

 

아말렉과의 전쟁이 시작되자 모세는 산 위에 올라 하나님의 지팡이를 들고 서 있고,

여호수아는 산 아래에서 실제 전투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본문은 의도적으로 전투 현장의 긴박함보다 

산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쟁의 승패가 현장의 무기나 전략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유지되는 관계에 달려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본문은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핵심을 드러냅니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깁니다.

이것은 손이라는 행위 자체에 능력이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손을 들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의존과 간구가 지속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끝까지 손을 들고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지도자이지만, 

동시에 지치고 한계를 가진 인간입니다.

 

본문은 모세의 위대함보다 그가 가진 인간의 연약함과 피로함을 숨기지 않습니다.

이때 아론과 훌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모세를 대신하여 기도하지도 않고, 전쟁에 나서지도 않고,

대신 모세가 끝까지 손을 들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바위를 가져다 모세를 앉게 하고, 양쪽에서 그의 팔을 붙들어 줍니다.

 

이 장면은 승리가 개인의 신앙적 집중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승리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연약함을 고려하고 보완하는 구조 속에서 주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호수아가 칼날로 아말렉을 무찌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승리는 산 위에서 끝까지 유지된 붙들림의 구조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 본문은 신앙을 개인의 결단이나 의지의 문제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신앙은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오랜 시간 유지되어야 하는 지속의 문제입니다.

지속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지속은 반드시 관계와 공동체의 구조를 필요로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더 강해지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공동체 안에서 약함이 드러나고, 

그 약함이 서로에 의해 붙들리도록 허락하십니다.

광야는 영웅을 만들어 내는 장소가 아닙니다.

광야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장소입니다.

 

성도의 삶에서 묵상해야 할 방향이 있습니다.

이 본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에게 분명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어떤 구조 안에서 신앙을 지속하고 있는가입니다.

나는 신앙을 혼자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여기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나는 누군가의 신앙이 지속될 수 있도록 

곁에서 붙들어 주는 자리에 서 있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나는 지금 누구의 도움 위에 서 있는지 돌아보십시오. 

나는 누군가가 지치지 않도록 바위가 되어 주고 있습니까?

나는 누군가의 팔을 붙들어 주는 공동체의 자리로 부름받고 있음을 인식하십시오.

 

성도의 삶은 늘 보이지 않는 전쟁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싸움을 개인에게 맡기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승리를 함께 서 있는 구조 안에서 주십니다.

성도의 영적 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최전방은 싸움터가 아니라 

함께 기도하는 자리입니다.

 

오늘의 묵상은 나의 강함을 점검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누구와 함께 서 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손이 들려 있는 자리에 역사하십니다.

그리고 그 손이 끝까지 내려오지 않도록,

사람을 통해 사람을 붙들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