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나눔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20251124(월) 듣는 자를 넘어 행하는 자로, 야고보서 1:22–27

  • 최고관리자
  • 2025-11-24
  • 144 회
  • 0 건

20251124(월) 듣는 자를 넘어 행하는 자로,  야고보서 1:22–27

 

야고보서 1:22-27

22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23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그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는 사람과 같아서,

24 제 자신을 보고 가서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곧 잊어버리거니와,

25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는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요 실천하는 자니 이 사람은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받으리라.

26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

27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 또 자신을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

 

 

야고보서 1장은 믿음의 본질이 단지 지적인 동의나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나는 살아 있는 순종임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야고보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박해와 흩어짐 속에서 불안과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던 현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사회와 문화는 점점 더 반기독교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며, 공동체 내부에서도 말씀을 듣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신앙의 피상성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야고보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22절)고 강하게 선언하며,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행함 없는 듣기는 결국 자기기만일 뿐임을 경고합니다. 말씀을 아는 것과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 사이에는 늘 긴장이 존재하며,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과 성령의 도우심, 그리고 회심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야고보는 말씀을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이라 부르며,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는 사람을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고도 곧 잊어버리는 사람에 비유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깨달음의 자리에서 실제 변화의 첫걸음을 떼는 사람이 진정으로 말씀을 본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말씀은 우리의 숨은 교만과 말의 습관, 욕망과 무관심, 그리고 편견을 드러내는 거울이며, 문제는 거울이 비추는 진실이 아니라 그 진실을 마주하고도 아무 변화 없이 돌아서는 우리의 완고함입니다. 말씀은 우리를 정죄하려는 거울이 아니라 우리를 새롭게 빚어내는 거룩한 거울이며, 그 거울 앞에서 변화의 용기를 내는 것이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말씀을 행한다는 것은 언제나 대가가 따르는 일입니다. 말씀은 우리의 시간과 감정, 관계, 자존심, 편안함, 심지어 존엄성의 일부까지 내려놓도록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코리 텐 붐이 강제수용소에서 언니 베시를 잃은 뒤, 그들을 학대했던 경비병이 “나를 용서해 주겠습니까”라고 손을 내밀었을 때 순간적으로 망설였던 장면은 말씀을 행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녀가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그 손을 잡고 “네,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던 순간은 말씀을 듣기만 한 자가 아니라, 말씀을 행하는 자가 선택하는 순종의 자리였습니다. 그 용서는 감정이 아니라 믿음에서 출발한 순종이었으며, 말씀을 행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신뢰하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깊은 증언입니다.

 

야고보는 참된 경건이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실제적 사랑과 세속에 물들지 않는 거룩함에서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참된 신앙은 약자의 자리로 내려가는 사랑의 실천에서 증명되며, 세상을 떠나는 분리가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서 거룩함을 지켜내는 분별의 용기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말씀의 행함은 사랑으로 드러나며, 거룩함은 세상 속에서의 삶의 방식으로 증명되는 것입니다.

 

말씀을 행하는 삶은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새 정체성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이 되었다는 새로운 위치를 부여받았고, 하나님은 우리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시며 우리의 영원한 운명을 확립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 정체성은 미래의 약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능력입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남자와 여자,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 기혼과 미혼, 종과 자유인, 고대 세계의 다양한 사회적 계층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 자리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변화된 행동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앙은 우리의 역할을 바꾸지 않지만, 그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을 바꾸는 능력이며, 그 변화는 실제 삶의 자리에서 증명됩니다.

 

결국 야고보서 1:2227은 우리에게 말씀을 아는 사람에서 말씀을 살아내는 사람으로 나아가라고 요청하는 말씀입니다. 진실한 성찰을 통해 변화의 용기를 선택하며, 용서와 자비, 정결과 절제와 같은 실제적 행동 속에서 말씀의 능력을 드러내고, 약한 자들을 향한 섬김 속에서 참된 경건을 나타내며, 세상 한가운데서 거룩함을 지켜내는 분별력을 유지하는 삶이 참된 신앙의 열매임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말씀을 듣는 것보다 말씀처럼 사는 것이 훨씬 더 어렵지만, 그 길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이루시는 변화의 길이며, 우리를 하나님의 가족으로 세우시는 은혜의 길입니다. 말씀을 듣고 돌아서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삶을 다시 세우는 사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며, 그런 사람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참된 제자임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