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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수), 기억하라_ 당신을 인도한 믿음의 흔적들, 히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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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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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수), 기억하라_ 당신을 인도한 믿음의 흔적들, 히13;7

 

히브리서 13:7 (개역개정)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이르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

 

히브리서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던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박해와 낙심, 신앙적 흔들림 속에서 다시 옛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받던 상황 속에서 기록된 말씀입니다.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했지만, 고난이 길어질수록 “정말 이 길이 맞는가”라는 질문이 생기고, 공동체 안에서도 피곤함과 긴장이 쌓이기 쉽습니다. 히브리서 13장은 그런 성도들에게 신앙의 마지막 마무리를 잘하도록 돕는, 아주 구체적인 권면들로 가득한 장입니다. 그 가운데 7절은 특별히 “공동체와 지도자”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말씀입니다.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의 의미)라는 이 구절은, 단순히 “목회자를 잘 대접하라”는 차원이 아니라, 신앙의 계보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한 사람의 리더를 세우시고, 그를 통해 말씀을 전하시며 한 공동체를 인도해 오셨습니다. 설교하고, 가르치고, 기도하고, 위로하고, 책망하고, 눈물로 심방하고, 때로는 자신의 상처와 약함을 드러내면서까지 양 떼를 세우려 했던 지도자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들이 네게 했던 말, 그들의 삶의 마지막 열매, 그리고 끝까지 지켜낸 믿음”을 기억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지역 교회 안에는 담임목사와 부목사뿐 아니라 장로, 집사, 주일학교 교사, 청소년부 담당자, 성경공부 인도자, 찬양 인도자 등 여러 형태의 리더십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다 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아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맡기셨다는 사실입니다. 그 책임 안에는 단지 행정적인 일만이 아니라,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고, 본이 되는 삶을 통해 성도들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영적 소명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지도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회계할 자인 것같이 한다”(히 13:17)는 말씀까지 이어서 들려줍니다. 교회 리더십은 통제의 구조가 아니라, 영혼을 위해 밤을 새우며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히브리서 13:7의 “그들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라”는 표현은 리더의 삶을 길게, 천천히 바라보라는 초대입니다. 한 시점의 실수나 약점만을 확대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그가 어떻게 믿음을 지켜 왔는지, 고난 속에서 무엇을 선택했는지, 마지막까지 무엇을 붙잡았는지를 살피라는 초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겸손해지고, 더 온유해지고, 더 하나님을 붙드는 사람이라면, 그가 가진 직분과 상관없이 본받을 만한 믿음의 선배입니다. 반대로 화려한 은사와 탁월한 실력은 있지만, 점점 자기 중심적이 되고, 책임을 피하고, 공동체를 이용하는 모습으로 흘러간다면 우리는 그 행실의 결말 속에서 경고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히브리서는 그런 분별력 있는 시선을 성도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속한 지역 교회와 그 안의 지도자들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어느 공동체도, 어느 목회자도 흠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한계와 약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지역 교회와 그 지도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백성을 세우시고 양육하시고 보호하고 계십니다. 오랜 세월 한 교회에 뿌리를 내리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엄청난 은혜입니다. 주일마다 말씀을 전해 주고, 인생의 고비마다 기도해 주고, 자녀의 진로와 결혼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장례식장에서 함께 울어주던 목회자와 리더들이 있었다는 것은,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에서 가장 긴 시간, 가장 깊이 스며든 하나님의 손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교회 교인 자격을 버리는 사람들은 중대한 판단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은 히브리서 13:7의 정신을 아주 정확히 짚어 주는 경고입니다. 오늘날 ‘개인 영성’과 ‘나만의 신앙’이 강조되면서, 공동체와 지도자의 역할을 가볍게 여기는 흐름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서는 오히려 “너를 인도하던 자들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신앙은 혼자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말씀을 전해 준 사람들, 눈물로 기도해 준 사람들, 삶으로 본을 보인 사람들의 흔적 위에 세워지는 여정입니다. 교회 공동체와 지도자를 떠나 “내 영적 프로젝트”만을 따로 세우는 것은, 믿음의 계보 속에서 자기 자신을 고립시키는 위험한 선택입니다.

 

이 말씀 앞에서 나는 나를 인도해 줬던 지도자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신앙의 초기에 복음을 전해 준 목회자, 방황하던 시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와준 교사, 말없이 옆자리에 앉아 함께 울어준 장로나 집사, 설교보다 더 큰 설교였던 어떤 어른의 삶 자체를 기억하게 됩니다. 그들의 말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믿음의 방향이 분명했기 때문에 내 영혼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히브리서 13:7은 바로 그 흔적을 잊지 말라는 초대입니다. 기억하고, 묵상하고, 감사하고, 이제는 그 신앙의 계보를 이어 갈 차례가 나에게 왔다는 자각으로 나아가라는 초대입니다.

 

결국 히브리서 13:7은 이렇게 정리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역 교회와 그 안의 연약한 지도자들을 통해 여전히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고 계십니다. 그들의 삶의 결말을 주의해서 바라보며, 본받을 믿음은 깊이 가슴에 새기고, 동시에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기억할 만한 믿음의 선배”가 되어야 한다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 ‘나만의 영성’을 추구하는 길은 자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믿음의 뿌리를 잘라내는 선택입니다. 반대로, 공동체 안에 남아 성장하고,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의 수고와 한계를 품어 안으며 함께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오늘도 히브리서가 우리에게 권하는 가장 성경적인 길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믿음의 계보” 속에 머무는 길입니다.